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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이동 경로

shurii 2024. 2. 23. 09:26

공룡의 이동 경로
김화진 저 | 스위밍꿀 | 2023년 08월 07일  


단편인가 했더니 연작소설?
사랑의 신은 주희
나의 작은 친구에게는 솔아
나 여기 있어는 지원
이무기 애인은 현우
공룡의 이동 경로는 솔아의 문신 공룡 트리케라톱스가 늘어놓는 이야기.

우연하게 글쓰기 모임을 하게 3명의 여성과 1명의 남성의 이야기이다. 지원 지수 효진이란 이름이 성별이 헷갈리는 나는, 주희가 지원을 언니라고 하지 않았으면 남자닌가 생각할 뻔. 지수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직도 모르겠고.

한 때 친하게 정기적으로 만나고 하더라도 아주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진, 더이상 연락을 하지 않는 사람은 많다. 한 때는 매주 혹은 연말 모임을 꼭 같이 못해 안달이었으나 지금은? 서로의 어긋남을 각자 알아서 생각하고 오해할 수 있으나 굳이 그것을 바로 잡고 신경 쓰고 살기엔 나에 집중하는 삶으로 방향을 전환.




사랑의 신
나의 작은 친구에게
나 여기 있어
이무기 애인
공룡의 이동 경로

첫문장
* 나의 시간은 대부분 사랑을 하는 데 쓰인다. <사랑의 신 >
* 나는 친구를 잃어버렸다. <나의 작은 친구에게>
* 주희에 대해서라면 할말이 많다. <이무기 애인>
* 나는 공룡이다. <공룡의 이동 경로>


끝문장
* 삽시간에 완전히 저문 하늘. 멀리서 너를 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밑줄긋기
* 주희는 이해해요 언니, 라고 말했다. 그 목소리는 다정했다. 언니가 편해질 때 언제든 연락 줘요. 나는 주희가 좋았다. 나라면 절대로 '이해해요'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지만, 내가 하지 않는 말을 진심으로 하는 사람이어서 좋았다. 돌이켜보면 주희는 언제나 그런 면이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당신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당신의 의사를 존중해요'라고 말하지 않고 오롯이 '이 해해요'라고 말했다. 그런 말을 하지 않는 사람(심지어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사람)과 그런 말을 하는 사람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구덩이가 패어 있을 것이다. 아니 그냥 그 자체로 다른 땅덩이겠지. 서로가 다른 모양을 보여줄 때, 우리는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고 단지 존중할 뿐이라는 말을 처음 부터 끝까지 다 하는 유형의 사람은 현우였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꼬인 사람이라고 불렀다. 굳이 자신이 믿는 가정까지 입 밖으로 꺼내는 사람. 그게 중요 한 줄 아는 사람. 말하자면 주희는 꼬이지 않은 사람이었고 현우는 꼬인 사람이었다. (39%) <나 여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