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 다

남자들의 방

shurii 2024. 1. 31. 22:41

남자들의 방 : 남자-되기, 유흥업소, 아가씨노동
황유나 저 | 오월의봄 | 2022년 02월 04일  

목소리를 내는 것부터 시작이겠지,
결론과 대안은 없지만 현실은 있는.
결국 멈추지 않고 움직여야 하고 여성을 향한 낙인과 혐오에 맞서 같이 싸우는 실천이 되어야 하는 현실만을 확인하다.



밑줄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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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척하러 오는 거에요. 자기 애 기하려고 진짜 다 똑같아요. 저도 손님으로 변호사, 의사도 보는데 다 똑같아. 자기 얘기하기 바빠요. 그냥 지 잘난 맛에, 지 주변 사람들은 이미 아니까, 새로운 사람한테 떠들고 싶은 거예요, 지들은.

지선과 재민은 남성들이 접대 과정에서 여성 종사자에게 자기 자랑을 하고 허풍을 떨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원인으로 이들이 "사회 나가면 못생겼다느니 성격 별로라느니 그렇게 얘기 들을 것 같은 사람"(지선)이고 "자기는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돈을 쓰고라도 그런 대우를 받고 싶어하" 기 때문(재민)이라 해석한다. 하지만 이는 여성 종사자들이 남성 손님들의 행태를 이해하기 위해 사회에서 통용되는 성구매자에 대한 논리를 답습한 것으로 봐야 한다. (1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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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work이 임금노동 labor이 될 때, 노동하는 사람들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임금노동은 생존을 위해 개개인에게 강제 되는 압박이자 폭력이다. 성노동, 군사노동, 이주노동을 이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 내 임금노동의 폭력성이 압축되어 있는 "죽음정치적 노동"이라고 설명한 이진경은 임금노동을 사회적 규율의 힘에 의해 훼손되고 특정한 방향으로 훈육될 것을 강요받은 트라우마적 노동으로 설명한다. 사회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임금노동자가 될 수 없다. 나를 자본에 판매하기 위해 스스로를 상품화해야 하는 노동자되기의 과정은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깔아뭉개고 임금 노동자라면 익혀야 할 규범을 우선순위로 배치한다. 나는 임금노동에 대한 이진경의 분석에 동의하며, 전 생애의 상품화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삶의 전 영역이 시장경제로 포섭 되는 현실, 인간이 스스로를 상품화해 '노동력'을 판매하지 않으면 일상을 꾸릴 수 없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노동‘ 개념을 사용할 것이다. (138.p)